아기 발달지연 및 자폐스펙트럼 초기 증상에 대하여 치료 과정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15~17개월부터 이상함을 감지하고 18개월에 우리 아기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인정하기 전에는 ‘아닐거야’라는 마음으로 억지로 희망적인 부분만 찾았다면 지금은 ‘정상일수도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치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이러한 마음가짐에 따라 제 감정도 달라지더라고요. 만약 우리 아이가 자폐스펙트럼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이건 ‘뇌’의 문제이고 가장 뇌발달이 활발한 지금 빨리 개입해주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지금은 슬퍼할시간도 사치이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정말 정말 긴장바짝하고 치료 계획을 짰습니다. 지금의 선택 하나 하나가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나비효과처럼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슬픈 날 약천사에가서 눈물 콧물범벅 상태로 절하구 왔어요)
아기 발달지연 자폐 스펙트럼 초기 의심 증상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이 안됩니다. 즉 몸짓으로든, 언어로든 엄마와의 소통이 되야하는데 전혀 되지 않습니다. 14~15개월때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엄마에게만 하는 선택적 눈맞춤이었다면 17개월 부터는 땅만 바라봅니다. 밥먹을때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아예 보지 않고 허공만 응시하거나 사물에 집작합니다. 그리고 호명반응 또한 아예 없습니다. 제 하루는 아기의 등 뒤에서 대답없는 혼잣말을 하는 게 전부입니다. 그리고 신호등 불빛, 네온싸인 간판, 화려한 조명 등에 아주 강한 시각추구를 보입니다. 이 밖에도 까치발로 걷기, 언어발달지연, 손가락 상동행동, 포인팅 못함, 맨홀뚜껑 집착 등이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아기 자폐 스펙트럼 치료 과정 정리(진행중)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자폐 스펙트럼 증상에 가까운 의 심증상들이 많이 보여 저는 아주 조기에 개입하여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실행하고 있는 치료 과정에 대하여 정리를 했습니다. 해당 순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은 시간날 때마다 천천히 적어서 링크를 걸어둘게요!
1. 시간제보육 신청
자폐 스펙트럼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사회성 부족’입니다. 한참을 펑펑 울고 나서 정신을 부여잡고 다른 아이들과 만나게 해주려고 정말 급한 마음에 다음날 일정으로 바로 신청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 결과는 멘탈이 와장창 깨져버렸네요.
17개월 말에 갔는데 막 돌이 지난 아기들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면서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런걸 처음 봤거든요. 원래 아이들은 다 이런거였는데 저만 몰랐네요. 그와중에 우리 아이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상동행동까지 보여서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울면서 나왔습니다.
아기를 안고 한참을 걸으면서 울었네요. 시간제 보육은 하루 1시간씩 3일만에 그만뒀습니다.
2. 외부활동
놀이는 물건 집어서 던지기, 소리나는 장난감 누르기가 전부입니다. 소근육 발달이 약한반면 까치발로 많이 걸어서 그런지 하체근육과 대근육 발달은 아주 좋습니다. 저희는 시간만 되면 무조건 나갔습니다. 집에서는 밥먹고 잠만자고 그 외 시간은 계속 나갔어요. 산, 오름, 바다, 놀이터, 초등학교 등등 동네 근처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면 다 찾아갔어요. 그 와중에 운동장에 있는 전자시계, 횡단보도 신호등, 물이 나오는 곳 등에는 집착을 많이 했습니다.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이 주변에 있어도 땅만 보며 주위를 빙빙 돌거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다였습니다. 많은 외부활동 중에 제가 가장 좋다고 느낀건 ‘오름’입니다. 제주도라서 주변에 오름과 숲길이 많거든요. 여기 들어가면 정말 딱 ‘자연’밖에 없어서 아이가 집착할 곳이 없습니다. 대신 17~18개월 재접근기와 겹치면서 하루 종일 안겨 있을 때면 너무 너무 힘이 들었어요.
무한 과자 제공으로 유인하면서 한걸음 한걸음씩 걷고 오르게 했습니다. 외부 활동은 아마 꾸준히 할 것 같아요
3. 소아정신과 예약
저희 지역 대학병원 소아정신과는 사람이 많아 아예 예약조차 받지 않고 서울 여러 대학병원에도 문의를 한 결과 5~7년 후에나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저나 우리 아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뭔가 대학병원 의사의 ‘진단’을 듣고 싶었습니다. 전문가가 보면 한번에 알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대안으로 ‘소아재활과’에 예약을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사실 대학병원 진단에는 굳이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진단을 받는다고 해서 치료방향에 대해선 달라지지 않거든요.
(+업데이트)
2주 뒤 소아재활과에 갔는데 선생님께서도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확답을 주기는 어렵고 지금 하려는 치료들을 꾸준히 해보면서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 ‘소아정신과’에도 협진을 통한 대기를 넣어 주셨습니다.(몇 년 후지만). 유전자 검사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셨고 이건 추후에 필요시 진행하려고 합니다. 제 목표는 열심히 치료와 교육을 해보고 몇 년 뒤 소아정신과 진료시에 아이에게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4. 어린이집 입소 (18개월)
시간제 보육서비스는 실패했으나 다시 한번 또래 아이들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린이집 입소를 알아봤어요. 동네 어린이집에 바로 입소가능한 곳이 있어서 하루만에 입소했습니다. 여러가지 서류를 떼고 신청서를 작성 후 다음 날부터 등원했고 결과는 역시나 반복되었습니다.
어린이집 하루 한 시간씩 총 4일을 다녔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관심이 없었으며 분리를 시도할때마다 울고 불고 난리였습니다. 사실 이건 굳이 자폐 증상이라기 보다는 어린이집에 적응하기 위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4일만 다닌 이유는 발달검사를 받은 재활병원에서 낮병동 입원이 가능하다고 연락왔기 때문입니다. 낮병동은 오전부터 병원에 6시간을 있어야해서 어린이집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어요
5. 어린이보험 태아보험 재정비
보험 재정비는 “당장 필요한것”을 가입하기 위한 건 아닙니다. 발달지연이나 소아정신과 관련해서 보험에서 보장되는 특약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거든요. 진단금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보다는 정신과 진단 또는 관련 치료를 하게 되면 최소5년 이상은 모든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 대비해 아이의 성인 이후까지 가져갈 보험 보장을 미리 든든하게 준비해두는 개념이입니다. 암/뇌/심장 진단금, 수술비, 후유장애 등 주요한 보장이 충분하게 80~100세 만기로 들어있는가? 이것이 가장 핵심이고 모자랄 경우 추가 보완을 해줘야 합니다.
보험은 가입한 이후 담보삭제는 가능하지만 추가하거나 보장기간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정비라는 것은 부족부분을 “새로가입”하여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태아보험을 애초에 20년납 30년 만기로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아기가 진짜 병원을 가봐야할 때라고 느끼자마자 보험을 100세 만기로 새로 가입했습니다. 태아보험에서만 가능한 몇몇 특약이 있기에 아직 태아보험을 해지하기에는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최대한 담보를 삭제해서 최소금액인 25000원을 유지하고 100세만기로 새로운 어린이 보험을 들었답니다.
6. 영유아검진 심화권고 (18개월)
0차 영유아 검진은 18개월~24개월 사이에 받으면 되는데 저희는 빠르게 개입할 계획이기 때문에 18개월이 되자마자 소아과로 갔습니다. 아이의 상태 (자폐의심증상)가 절정이었을 때였고 영유아 검진같은 경우 아기 관찰보다는 엄마가 작성하는 문진표에 크게 좌지우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심화권고는 받을 줄 알았는데 의사선생님께서 남편과 아이를 내보내고 심각한 표정으로 빨리 대학병원에 예약해서 가봐야 될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멘탈이 바사삭 ㅜㅜ 알고는 있었지만 선생님께서 이정도까지 말할줄은 몰랐거든요.
뭐,,, 그 당시엔 많이 무너졌지만 사실 선생님이 그정도 까지 반응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예전에도 같은 소아과에서 별거 아니였는데 빨리 대학병원부터 가보라고 하셨거든요. ㅎㅎ요기는 이제 안다녀용
7. 발달검사 (베일리검사 / 셀시검사)
영유아검진에서 받은 ‘심화권고’ 결과를 통해 바로 재활병원에 예약하여 베일리검사와 셀시검사를 진행했습니다. 두 명의 전문선생님이 봐주셨습니다. 엄마 아빠 둘다 공동육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편과 함께 노는 모습을 선생님이 관찰하셨고 저는 검사지를 작성했습니다.
일주일 뒤 결과가 나오고 소아담당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우선 결과는 다른 평균에 비해 최하위 수준이었고, 당장 치료에 들어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낮병동 자리가 비어 있어서 일주일 뒤부터 입원치료가 가능했습니다. 정말 정말 간절했네요.
8. 바우처 신청 (발달재활 , 교육청, 영유아발달 바우처)
아직 아기의 자폐가 확실한건 아니지만 발달지연인 부분은 확실하기 때문에 센터를 꾸준히 오랫동안 다녀야하는건 거의 확정이된 상태입니다. 센터 비용이 40분에 5~7만원으로 정말 부담이 되어서 거의 모든 지원사업 및 바우처사업을 알아봤습니다. 알아보다 보니 우리나라 참 좋네요^^
크게 영유아발달바우처, 발달재활바우처, 교육청바우처 3가지가 있습니다.
- 영유아발달바우처 : 발달재활 바우처보다 자부담은 적지만 기준소득이 낮아야 하고 지원 기간은 12개월밖에 안됨. 그리고 사설 센터에서 영유아 바우처를 받아주는 곳이 많이 없는 게 단점
- 발달재활바우처 : 중위소득 180%이하일 때 신청이 가능함. 만 6세까지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바우처. 영유아 바우처 및 발달재활 바우처는 중복신청이 안되어 1개를 선택해야함
- 교육청바우처 : 지역마다 사업명은 다르지만 내용은 거의 동일. 발달재활 바우처와 중복사용이 가능하나 사용하는 치료분야(언어, 감통, 미술, 음악 등)는 달라야 함.
재활병원에서 받았던 베일리검사와 셀시검사 결과지 및 진단서 등의 서류를 준비해서 발달재활바우처와 교육청 바우처를 신청해서 승인받습니다. 현재 언어센터와 감통센터를 다니고 있습니다. 낮병동이 끝나도 센터는 최소 각 주 1회씩 사용이 가능할때까지 다닐 생각이에요.
9. 장애인복지관 상담 및 예약
지역 장애인복지관도 센터처럼 1:1 치료와 그룹치료가 있습니다. 다른 사설센터에 비해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만큼 대기가 깁니다. 그리고 한번 되면 수강기간이 길어서(1년단위) 다음해까지 기다려야하더라구요. 저는 아기의 뇌 발달이 가장 활발할 때 모든 개입을 해주고 싶어서 장애인 복지관에 방문하여 상담을 했고 치료 대기를 걸었습니다. 아마 내년에 연락이 올것같아요.
아기 발달지연 치료 진행사항
위 내용은 우리아기의 다름을 인정하고나서 모든 것을 걸고 치료에 전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주일간 실행에 옮긴 내용들입니다. 순서가 의미 없는게 하루에 어린이집, 발달검사, 각종 바우처 상담 및 신청 등 몰아서 한 날들도 있습니다. 지금의 모든 선택들이 최선이어야 했기 때문에 하루종일 긴장상태로 보냈습니다. 웃긴건 그렇게 다이어트를 해도 안빠지던 살이 쭉쭉 빠져서 45kg를 찍더라고요. 그리고 이 글은 2달 전 울면서 틈틈히 작성해둔 내용을 이제야 발행하네요. 참 고민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 덕분인지 아기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록들도 시간 될때마다 발행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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