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18개월 아기발달 지연 (자폐초기증상) 시각추구 호명반응 눈맞춤 언어지연 까치발

우리 아이에게 나타났던,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17개월 18개월 아기발달 지연에 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어쩌면 자폐초기증상 일수도 있겠네요. 사실 매일 매일이 무너져 내리지만 어쩌겠습니까, 부모된 입장에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죠.

어느 날 우연히 뜬 유튜브 알고리즘 영상에서 처음 자폐에 대한 영상을 접하고 심장이 아프다는 게 어떤말인지 이해될 정도로 정말 쿵쾅쿵쾅 빨리 뛰었습니다. 제 아이와 모든 게 똑같이 나타나는 증상들 그리고 그동안 이상하게 여겼던 아기의 행동들이 퍼즐 맞춰지듯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아 내 아이가 단순 발달지연이 아닌 자폐스펙트럼일 가능성이 있겠구나”

17개월, 18개월 그리고 그 전부터 나타났던 제 아기의 자폐 의심 증상들과 이걸 알아차린 뒤에 실행했던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앞으로 차근 차근 기록하고 공부해가며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는 최선의 선택만 하고 싶네요.

17개월 18개월 아기발달지연 (자폐초기증상)

1. 호명반응 없음

현재 10번 부르면 1번 이하로 돌아보며 이것마저 우연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름을 부르면 전혀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장난감의 작은 소리에는 반응하는 걸 보면 청력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매일 무너지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아침 일어나자마자 아기의 이름을 불렀을 때입니다. 아무리 상냥하게 불러도 벽을 보고 말하는 듯한 느낌.. 생각해보니 아기의 앞모습 보다는 뒷모습을 더 많이 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호명반응이 안되니 자폐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작용 즉 소통 자체가 막혀버립니다. 당연히 눈맞춤할 기회조차 없습니다. 모든 장난감을 등져서 하고 저는 아기 뒤에서 하염없이 이름을 부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만약 본인이 어딘가 나가고 싶을 때 우연히 이름을 부르면 바로 반응을 해줍니다. 마치 강아지에게 “산책갈까?” 물어보는 느낌..

2. 눈맞춤 안됨

신생아 때는 눈맞춤이 잘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14~15개월까지는 엄마에게도 눈맞춤을 하며 웃어주도 했고요. 이 당시 이상했던 점은 항상 아빠가 밥을 먹여주는데 아빠에게 눈맞춤을 전혀 안합니다. 눈을 마주치려고 가까이 안간힘을 다해 피합니다. 그러곤 엄마를 보며 웃어줬고요.

그리고 17개월, 18개월이 되자 정말 눈맞춤이 아예 없습니다. 일부러 다 피하기까지 합니다. 놀이터, 공원 등 야외로 데리고 가면 땅만 보고 걷습니다. 앞을 보지 않으니 자주 넘어집니다.

우연히 눈마주치기라도 하면 쑥쓰러워 하듯 시선을 휙 돌려버립니다. 근데 여기서도 다행인 점을 찾으라면 눈흘김은 딱히 없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절망적이였던건 뭐라도 해보려고 급하게 어린이집을 입소시켰는데 또래 아이들이 반짝반짝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제 눈을 쳐다볼 때였습니다. 이 때 우리아이가 좀 다르구나라는걸 크게 느끼고 인정하였습니다. 이 날 정말 많이 울었어요. 원래 아이들 눈빛이 이렇구나….. 더 슬픈건 최근 제 사진첩에 저를 보거나 카메라를 보는 사진이 없다는 겁니당

17개월 아기발달 지연

3. 시각추구 (빛추구)

네온사인, 글씨가 돌아가는 전광판에 환장합니다. 뭔가에 홀린듯 한참을 바라봅니다. 운동장이나 공원, 놀이터에 있다가도 전자시계나 신호등, 빛이나는 간판을 발견하면 냅다 뛰어가서 한참을 바라보고 그 주위를 까치발 들면서 빙빙 돕니다. 지금은 어려서 다들 귀엽게만 보지만 저는 정말 무너져 내리고요.

아이가 어릴때부터 카시트를 잘 타서 운전하는 데 편했는데 알고보니 앞차의 백라이트를 보는 것이였습니다. 신호등도 멍하니 바라봅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신호등이 이렇게 많은거에 깜짝 놀랐고 또 자동차 백라이트, 신호등 불빛이 눈이 아플만큼 강하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점점 아기 시력이 안좋아질까봐 걱정이 됩니다.

호명반응, 시각추구, 눈맞춤 이 세가지 문제가 가장 도드리지게 크네요.

18개월 자폐초기증상 시각추구

17개월 아기 자페초기증상 시각추구

4. 언어 지연

할줄 아는 단어는 엄마와 까까입니다. 유일하게 말했던 ‘엄마’ 마저도 18개월이 되니 거의 안합니다. 그리고 점점 옹알이도 없어져서 하루종일 같이 있어도 저만 말하고 아기는 박사님 처럼 뭔가 만지막 거리거나 돌아다닙니다. 말이 조금 트여야 ‘인지능력’도 올라가고 동시에 뇌도 발달할텐데 18개월이 되었지만 모든 면에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떨어집니다. 유일하게 발달된건 하체 근육들….(하도 까치발을 많이 들고 계단도 수십번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

5. 포인팅 안됨

포인팅은 아예 안됩니다. 하체에 비해 상체 소근육들이 많이 약해요. 손바닥 전체로 밖에 나가고 의사표현 정도는 합니다. 그리고 공동 주시또한 안돼요. 제가 무언가를 가르켰을 때 그 방향을 보지 않고 그냥 관심도 없습니다. 심지어 제 손가락도 보지 않습니다. 보고싶은 것, 하고싶은 것만 합니다.

6. 사회성 없음

놀이터에 가면 주로 미끄럼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거나 놀이터 바닥 패턴들을 보며 빙빙 돕니다. 또래 아이들이 다가와서 “까꿍”하면서 우리아이에게 관심을 보여도 전혀 관심을 안줍니다. 놀이터 한가운데서 까치발 들고 빙빙 돌면 그때부터 엄마들의 시선 집중됩니다.

자폐초기증상

7. 단순놀이

계단오르기, 문열고닫기, 자동문, 엘레베이터 좋아합니다. 블록쌓기, 퍼즐은 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이맘때쯤 상황극 놀이도 많이 한다던데 저희는 상호작용이 요구되는 놀이는 전혀 안됩니다. 공이나 블럭, 손바닥만한 작은 물건들을 바닥으로 또는 계단밑으로 던지기만 주구장창 합니다.

18개월 아기발달 자폐초기

8. 기타 자폐 의심 행동

길을 가다가 맨홀뚜껑이나 하수구가 보이면 항상 거기에 가서 발을 동동동 굴려야 합니다. 말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첫걸음 때부터 까치발을 들기 시작했는데 너무 해서 종아리 근육이 아주 단단합니다. 기분이 좋을 땐 까치발을 들고 주변을 빙빙 돌며 표현을 합니다. 최근들어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하는 촉각추구 행동도 시작했습니다. 발 동동, 손 파닥파닥,,행동 볼때마다 심장이 철렁철렁 하네요. 집에 책이 많은데 좋아하는 책 5권에만 집착합니다. 또 어렸을 때부터 통증에 무뎠고 엄청 온순했어요.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엄청 엄청 좋아합니다.

18개월 아기발달 지연

아이의 자폐성향에 대한 인정

한달동안 자폐관련 여러 카페에 가입해서 엄청난 양의 글을 읽고 유튜브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자폐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습니다. 글이나 영상을 볼때마다 점점 더 피폐해지고 우울하고 눈물만 났습니다. 그나마 남편이 육아를 같이 하기 때문에 많이 의지가 되었고 든든하네요. 남편이 아니었다면….ㅎㅎ

우선 저희는 아이의 자폐스펙트럼 성향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인정을 해야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계속 희망찾기에 지쳐서 매일 매일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인정을 하게 되니 조금은 편해졌어요.

무엇보다 지금 한창 아이의 뇌가 발달할 시기이기 때문에 모든 결정 하나하나가 최선의 선택이어야 했습니다. 절대 후회하면 안되니까요. 우울할 틈이 없이 자폐치료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았고 노트에 다 적었습니다. 카페에도 어떤 병원, 교육, 치료 등이 좋을 지 문의도 했습니다.

18개월 호명반응

현재 자폐 치료 고민 (18개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이고 남편과 공동육아를 하기 때문에 거주하는 환경 자체는 좋지만 집근처 놀이터나 다른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은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사는 제주지역에는 대학병원이 하나인데 소아정신과는 예약이 밀려있어서 대기조차 안된다고 합니다. aba교육 하는 곳도 없고 센터들도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조기개입 특히 aba가 중요하다는 글을 많이 봐서 친정이 있는 부산으로 가야되는지 많이 고민했지만 그쪽도 대기가 길어서 당장은 안되는 상황입니다. 센터나 병원환경은 취약하지만 엄마, 아빠와의 교감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할지, 부산으로 가서 질좋은 센터를 찾고 다녀야 할지 너무너무 고민됩니다. 특히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칠까봐 정말 걱정이 되네요.

우선은 부랴부랴 집근처 국공립 어린이집을 등록하였습니다. 첫날 1시간 동안 울기만 하다가 왔네요. 또 18개월 재접근기와 겹치면서 낯선 실내 공간에 가면 안겨만 있고 밖으로 나가자고 울고 보챕니다. 사실 좋은 센터가 있다해도 수업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글을 어떻게 썼는지도 모를만큼 엉망으로 적은 것 같습니다. 힘겹게 적은 만큼 다시 읽을 힘도 없네요! 치료 과정은 계속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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