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 25개월 아기발달 지연 증상과 치료 과정을 정리합니다. 현재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이 의심되어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으며 주요 증상으로 시각추구, 감각추구, 언어지연 등이 있습니다. 글 쓰는데 에너지 소비가 너무 되어서 치료 과정은 두달에 한번 정도 쓰고 있네요. 현재 아이가 아닌 저의 상태는 괜찮습니다. 신기한게, 처음엔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수십번 왔다갔다 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2일에 한번, 일주일에 한 번 이런식으로 그 빈도가 길어지네요. 아이가 저에게 익숙해 지는 시간을 주는건지, 아니면 정말 희망적인건지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결과가 어떻든 사랑스런 제 아이인건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경계성 자폐 의심 증상, 그리고 이전과 많이 달라진 아이의 행동들에 대해 적어볼게요.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치료 과정
| 구분 | 재활센터 (낮병동) |
사설센터 | 교육청 | RT센터 |
| 19개월 | 주 3회 | – | 주 1회 | |
| 20개월 | 주 3회 | 주 2회 | 주 1회 | |
| 21개월 | 주 3회 | 주 2회 | 주 1회 | |
| 22개월 | 주 3회 | 주 2회 | – | |
| 23개월 | 주 3회 | 주 2회 | 주 1회 | |
| 24개월 | 주3회 | 주2회 | 주 1회 | 주1회 |
| 25개월 | 주3회 | 주2회 | – |
- 낮병동 : 언어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
- 사설센터 : 언어치료, 감통치료
- 교육청 : 교육청 수업은 24개월을 마지막으로 중단
- RT센터 : 상담(검사 및 치료계획 수립) 2회, 수업 4회
RT센터 치료
22개월~23개월정도에 많이 좋아지는 줄 알았는데 23개월 막바지에 센터 선생님들도 하나같이 걱정을 할 정도로 급격하게 안좋아졌습니다. 눈맞춤도 전혀 안하고 혼자만의 세상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절망과 고통을 느끼며,,, 새로운 방법을 찾다보니 ‘RT치료’라는 걸 발견했어요. 이 치료는 약간 ABA치료와는 상반되는 수업방식으로 아이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소통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물건을 집어 던지면 똑같이 그 물건을 던지고, 까치발을 들고 손을 까딱거리는 것부터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까지 모든걸 따라하는 거에요. 아이는 ‘내가 이런걸 하니 따라하네?’ 라고 느껴서 그 상대방에게 관심이 생기게 되고 조금씩 사람과 상호작용을 해갈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는 내용입니다. 사실 짧게 다녀서 깊이 있게 얘기하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건 확실했어요. 물건을 함께 던지니까 얼마나 좋아하던지….제가 왜 이제까지 지켜만 보고 함께 놀아주진 못했을까 반성도 되었습니다. 또 선생님이 정말 전문지식도 뛰어나고 괜찮으셨어요. 저는 아이가 문을 열고 닫고 하는 행동이 걱정만 되었는데 선생님은 유심히 보시면서 아이가 문을 열고 닫고 하는 행동 뒤에 ‘다른 문’으로 놀이 확장을 하고 있다는 걸 짚어 주셨어요! (진짜 큰 깨달음)
제가 4회만 다닌 이유는 집과 센터 거리가 1시간이나 되었고 제가 운전을 못해서 남편이 항상 데려다 줘야 해서 뭔가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수업은 바우처도 되지 않아 본인부담금이 100%인데 경제적으로 부담되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24개월이 되면서 집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아이에게 교육?을 하다보니 또다시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좋아지기 시작하니 시간과 비용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발달지연 경계성 자폐 증상들
감각추구와 시각추구 증상이 질적으로 깊어졌습니다. 이전에는 정수기 물을 틀었다 껐다를 반복했다면 지금은 버튼을 하나 하나 눌러가며 그 안에서도 확장해 나갑니다. 단순 껐다 켰다를 하는게 아닌 뭔가를 눌렀을 때 어떤게 켜지는지, 어떤 불빛이 나오는지를 관찰합니다. 런닝머신도 본인이 속도를 조절까지 하며 탑니다.
24개월 25개월에는 감각추구 증상들이 심해졌는데 특히나 까치발을 들어 동동거리며 손을 파닥파닥 하는 행동이 심해졌습니다. 다만 의미없이 하는 상동행동 보다는 좋은 감정을 표현할 때 주로 나타나고 하루에 몇십번, 백번까지도 해서 다리 근육이 정말…… 뛰어납니다.
조금 걱정인건 어른이 아닌 또래 아이들이 보이면 바로 달려가서 바로 앞에서 이런 행동들을 해버리니 난감한 상황이 많습니다. 다른 아이의 부모님들도 힐끔힐끔 보시기도 하고 “아이가 신나나보다” 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 행동을 본 아이들은 부담스러워서 피하기도 하고, “얘는 왜 이렇게 뛰어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물’에 대한 집착이 정말 심해졌습니다. 공원에 있는 분수를 보면 강제로 데리고 가기 전까지는 그 앞에서 위와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저는 잠시 쉴 수 있어서 좋긴 한데 남들의 시선이 신경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쩔땐 강제로 데려갈 수 없을 정도로 울고 불고, 발악해서 제 힘이 아이에게 점점 밀리는걸 느낍니다.
또 ‘텐트럼’ 사건이 있었는데 친정에 가기위해 비행기를 탔을 때였습니다. 앞의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사소한 행동들을 자제시켰더니 감정이 폭발해버렸습니다. 진짜….SNS에 진상 아기와 부모라고 올라와도 할말 없을 정도였고……눈은 뒤집혀서 어떠한 소리도 듣지 않고 소리만 질러댔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시간 빼고는 승무원 구역에 가서 사나운 맹수를 묶어두듯 거의 붙잡고 있었습니다. 내릴땐 승무원분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가장 먼저 내렸습니다…..이후로 제가 비행기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네요.
무언갈 원할 때 여전히 소통하려 하지 않고 온깃을 붙잡거나 손을 끌고 갑니다. 눈을 보며 요구를 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옷이 늘어나는게 스트레스여서 예쁜 옷을 입어본지가 꽤 되었네요.
‘회전’에 집착합니다. 선풍기, 자동차바퀴, 자전거바퀴, 믹서기 등 회전하는 기계를 좋아하고 특히 작은 장난감이나 공을 팽이처럼 돌려 주면 환장합니다.
24개월 25개월 언어발달 지연
할줄 아는 단어가 늘었습니다. 23개월까지는 ‘엄마’와 ‘까까’ 정도밖에 못했는데 지금은 ‘빠’, ‘아’, ‘하’가 늘었네요. 또래 대비 많이 늦긴 하지만 저에게는 아주 대단한 발전이라고 느껴집니다. 무언갈 요구하고 그걸 줄때는 항상 말을 해야 받을 수 있게 시키는데 입모양을 보면 본인도 말하고 싶은데 발음이 안나오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좋아지는 행동
드디어 좋아지는 행동을 공유하게 되네요. 사실 위의 걱정되는 증상들을 넘고도 남을 정도로 아이는 호전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엄마를 향해 침대 위를 걸어서 옵니다. 그리고 애정표현을 엄청 합니다. 그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등만 보여주고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아이였는데 그때 받은 서러움들을 다 보상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이 웃습니다. 이전 증상들을 안겪어본 사람들은 아기가 웃어주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껴볼 경험이 적을거에요. 아이가 저를 보며 웃어주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힙니다.
인지능력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하리보 젤리를 보상으로 주면서 아기 병풍에 있는 그림을 말하면 손으로 가르키게 시키는데 25개월이 되면서 처음으로 알아듣고 가르킵니다. 남편은 이걸 보고 믿을 수 없다는듯 좋아하네요. 병풍에 있는 과일 종류 중 반 이상은 알아듣는데 앞으로 계속 알려주면 잘할 것 처럼 보여집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엄마 어디있어? 라고 물어보면 그 대상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심부름을 합니다. 현재 옷 빨래통에 넣기, 기저귀 쓰레기통에 버리기, 걸레로 바닥닦기 정도를 할줄압니다. 그리고 장난감 던지기 놀이가 다 끝나면 하나 하나 주워서 정리하는걸 시키고 있는데 이것도 곧 발전할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제가 다른 아이들을 보며 가장 부러워해던 것중 하나에요. 잠깐 다닌 어린이 집에서 모든 아이들이 새로운 사람인 저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는거에 크게 무너졌었거든요. 근데 이제 우리 아이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적극적으로 인사를 하면 피해버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심하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마무리
사실 여유나는대로 글을 저장하며 완성시키고 있었고 이번 글은 꽤나 기분좋게 작성중이였습니다. 근데 글을 마무리 할때쯤 놀이터에서 느꼈던 다른 엄마들의 시선과 또래아이나 더 개월수가 적은 아이와 비교했을 때 우리아이의 다름이 느껴져서 살짝 무거운 마음이 생겼네요. 그래도 6~7개월 이전과는 아주 큰 발전이 있었으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 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24개월 차에 셀시검사 및 다른 아동발달검사를 받았는데 돌 정도의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18개월에 받았던 첫 검사에서는 3개월 수준으로 나왔는데 꽤나 발전했네요….ㅎㅎㅎ







